Curiosity
아카데미 2일차 세션에서는 Curiosity, 호기심에 대한 것이 메인 주제였다.
이번 세션의 중요한 메세지는, 호기심은 ‘얼마나’ 호기심이 있는지가 아니라 ‘어디에’ 호기심이 있는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누군가는 ‘나는 호기심이 없는 사람이에요’라고 말하고는 한다. 하지만 모두가 어느쪽으로든 호기심이 있을 수 있다. 단지 그 방향성이 모두 다를 뿐이다. 누군가는 세상과 물건들에 대해 탐방하고 알아가고 싶은 호기심이 있을 수 있다. 또 누군가는 문제와 비효율을 발견하면 이를 어떻게 해결할지 고민하는 것을 좋아하는 호기심이 있을 수 있다. 어떤 누군가는 사람들을 알아가고, 연결해주고자 하는 호기심이 있을 수 있다.

Prelude 2일에서는 이러한 호기심에 대해 ‘나는 어떤 호기심이 있는지’와 ‘나는 어떤 호기심을 더 키워가고 싶은지’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이 있었다. 나는 문제를 찾고 해결방법을 고민하는 것에 호기심이 있는 사람이다. 그리고 사람들을 연결하고 관계를 가지는 호기심을 키우고 싶었다.
세션이 끝나고 이 이야기를 공유해주신 애플 측 연사분께 질문을 했다.
나는 사람들을 연결하는 Connector의 역량과 호기심을 키우고 싶다. 근데 그것이 단순히 행동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 Connector가 되기 위해 무슨 마음가짐을 가져야 하는가?
그리고 그 분의 답변이 큰 울림을 주었다.
“We are, they all are waiting for something. They want someone to talk to them, something to be happen, something to do together. It’s just they are shy”
이곳에 온 이상 다들 같은 마음일것이다. 아카데미가 아니더라도 많은 곳에서도 통할 이야기이다. 다들 무언가를 바라기도 하고 눈치를 보고 있다. 모두가 같은것을 원하면서도 스타트를 끊어주는 사람이 없다. 회식이 끝나고 다들 슬슬 일어나야지 생각하는데, 먼저 일어나자 말하기 눈치보여서 말을 못꺼냈던 적이 있다. 놀랍게도 그럴 때 보면 다른 사람들도 비슷하게 느끼고, 누군가가 말을 하면 다 같이 일어나게 된다.
이곳에서도 비슷하다.
아카데미에 온 이상 다들 교류하고 싶고, 이야기하고 싶고, 소모임도 함께하고 회식도 하고 싶으신 분들이 많다. 하지만 그것을 먼저 만들고 사람들에게 홍보하고 사람들을 끌어모으기란 쉽지 않다.
나는 여기서 담당자분의 메세지를 교훈삼아 여기서 가장 먼저 이니시에이터가 되기로 마음 먹었다.
무언가 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하면 바로 만들고, 이런 행사가 있으면 좋겠다 느끼면 바로 주최하기로.
모각땡
내가 가장 먼저 한 것은 ‘모각땡’이었다.
모각코라는 모임이 있다. 모여서 각자 코딩이라는 뜻으로 개발자들끼리 서로 가볍게 모여서 각자 코딩을 하는 모임이다. 개별적으로 자기 할 일을 하면서도 심심하지 않고 같이 있어 열정이나 시너지를 가지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 나는 아카데미에서도 이러한 모임이 있으면 좋겠다고 느꼈다.
첫째날 네트워킹을 하고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며 느낀 것은, 우리는 아직 스몰토킹이 익숙하지 않다. 말이 끊기면 어색하기도 하고, 무언가 말을 해야할 것 같아 안절부절하다. 때로는 부담스럽기도 하다. 마치 소개팅처럼 이제부터 서로 이야기 나눠! 하면 굉장히 부담스럽고 어떻게 할 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
나는 자연스러운 만남을 위한 모임인 모각땡을 만들었다. 모각땡은 모여서 각자 땡땡땡으로 한 장소에 모여 그저 같이 할 일을 하는 자리이다. 편하게 자기 할 일 하다가도 생각이 나면 이야기를 하고, 또 다시 자기 할일로 돌아가는. 서로 모여서 같이 일을 하며 동기부여가 되면서도, 서로 하는 일들에 대해 이야기 나누며 서로를 알아갈 수 있는 시간.
사실 위의 동기는 부차적인 것이고, 내가 바쁜 와중에 사람들와 이야기 나누고 싶다는 욕심도 컸다. 이 시기에 내가 운영하는 별도 팀에서 해야하는 일들이 많아 아카데미 안에서 사람들을 많이 만나기 어려웠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나는 이 시기에 사람들을 만나고 친해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두마리 토끼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나는 모각땡 모임을 만들었다.
모각땡 모임은 내 생각보다도 훨씬 더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았다. 첫 시작은 소소하게 작은 규모로 운영을 하고자 했었는데, 모각땡 톡방에만 80명이 넘는 인원이 들어왔다. 이번 기수 아카데미 정원이 오전 오후 모두 포함하여 183명이라고 알고 있으니 거의 절반에 가까운 사람들이 들어온 것이다.
모각땡 운영은
- 오후 1회 (14:30 – 17:30)
- 저녁식사
- 야간 1회 (19:30 – 22:00)
이렇게 총 3회 씩 매일 진행하였다.
그리고 내 생각을 뛰어넘는 인원들이 매일매일 함께하였다. 적게는 8명부터 많은 날에는 20명정도 되는 인원이 모각땡 세션에 참여했다.
첫 1주일간 모각땡을 운영하며 많은 것들을 알 수 있었고, Connector가 되기 위한 과정으로서 많은 성과가 있었다.


What I’ve Learned
모각땡을 운영하며 재미있었던 점은 사람들이 어떻게 동기부여되고 Nudge되는지이다. 모각땡 운영 첫날에는 7명이 함께 포스텍 내의 테라로사라는 카페에 모여서 이야기를 했고, 서로 각자 일을 하면서도 자연스럽게 서로를 알아갈 수 있는 매우 좋은 시간이었다. 그리고 이것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후기가 전해지고, 2일차에는 오후 모각땡에 18명의 사람들이 참여하였다.
나는 처음에는 1일차와 마찬가지로 모두가 한 테이블에 모여서 각자 자유롭게 일하고 이야기하도록 모으는 역할만 하였다. 놀랍게도 이번에는 아무도 이야기를 서로 하지 않았다. 그리고 각자 이어폰/헤드폰을 쓰고 일을 하였다. 첫 30분정도는 사람들이 아직 할 이야기가 없어서라고 느꼈다. 그런데 문득, 나도 지금 분위기에서 모르는 사람에게 말을 걸기 어렵다는 것을 느꼈다.
나는 가장 먼저 헤드폰/이어폰 착용을 제한하였다. 무언가를 들어야 하는 일을 하거나, 혹은 지금 너무 바빠서 이야기가 불가능한 사람을 제외하고는 전부 헤드폰/이어폰을 빼도록 하였다. 그러자 이번에는 사람들이 이전보다는 자유롭게 말을 걸기 시작했다. 이어폰/헤드폰을 쓰고 있다는 것 만으로도 이 사람에게 말을 걸기에는 큰 장벽이 하나 존재했던 것이다. 물론 이어폰/헤드폰을 쓰게된 것 자체도 대화할 분위기가 형성되어있지 않다 느꼈기에 자연스럽게 착용을 한 것일수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단순한 환경세팅이 전체 분위기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이어폰/헤드폰 착용을 제한한 것도 효과가 크지는 않았다. 사람들이 이전보다는 자연스럽게 말을 걸 수는 있지만, 1:1 대화 위주로만 이어졌다. 1일차 모각땡에서는 테이블 안에 있는 7명 전체가 서로서로 이야기하면서 다 함께 대화를 나누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1:1로만 대화가 이어졌다. 나는 이것이 인원에 대한 문제라고 느껴졌다. 6-7명까지는 모두가 한 주제로 통일되게 대화를 나누기가 편하지만, 18명이라는 인원은 모두가 같이 이야기를 나누기가 쉽지 않다 느껴졌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1:1 위주의 대화가 이루어졌다.
나는 두번째로 테이블을 나누었다. 18명의 테이블을 6명, 6명, 6명의 세 테이블로 서로 떨어진 곳에 앉게 하였다. 그러자 정말 놀랍게도, 이제서야 모두가 편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분위기가 되었다. 내가 한 것은 단 두가지였다. 헤드폰/이어폰을 빼고 인원을 나누자. 그리고 어떠한 instruction도 주지 않았는데, 사람들이 서로 자기소개를 하기 시작하고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결국 대표와 리드, 환경의 역할이 중요하다. 같은 상황에 있는 같은 사람들이더라도 어떻게 환경을 조성하느냐에 따라 행동이 많이 달라진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Connector로 인정받기
아카데미에 들어온지 한달차에 들어서야 이제 글을 제대로 작성하기 시작한다. 사실 앞으로 글을 얼마나 자주 쓸 수 있을 지 모르겠다. 그래도 이제 적응했으니 앞으로의 목표는 최소 1주일에 한번은 작성하는 것이다.
그래서 한달차인 지금 Connector가 되는데 성공했느냐고 묻는다면, 아직까지는 꽤나 성공적이라 느껴진다. 적어도 많은 수의 러너들이 내가 Connector인 줄 알았다고 말한다. 그렇다는 것을 보면 내가 Connector가 된게 아닐까 싶다.
아직 한달차이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을 제대로 이야기해보지 못했고 만나보지 못했다. 흥미로웠던 것은 새로운 사람을 만났을 때 내 닉네임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처음 보는 분께 닉네임을 소개하면 “아! 그 존!”이라고 해주시거나 “전설의 포켓몬”이라고 이야기해주시는 분들이 많았다. 사실 기존에는 내가 모르는 누군가가 나의 존재를 안다는 것에 대해 생각해본적이 없는데, 내가 여기서 잘 해내고 있구나 느낄 수 있었다.
그러기 위해서 어떤 노력들이 있었느냐 물어본다면 사실 위에 이야기한 것 처럼 그저 있으면 좋겠다 생각하면 바로 시도했던 것이다.
지금까지 아카데미에서 한달동안 주최한 행사 목록이다.
- 모각땡 (1주일 정도 운영)
- 아카데미 경찰과 도둑 (실제 진행은 못했지만)
- 창업/스타트업/1인개발 모임 (2회 모임)
- 비전 프로 모임 (1회)
- 실패공유회 (2회 진행)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나를 적극적으로 행사나 모임을 여는 사람으로 생각하고 있는 듯 하다. 위의 행사들을 열면서도 느끼는 점들이 많았다. 이것과 관련해서도 한번 더 글을 써봐야겠다고 느낀다.
“We are, they all are waiting for something. They want someone to talk to them, something to be happen, something to do together. It’s just they are shy”
이 조언을 처음 해준 애플 관계자가 몇주간 아카데미에 머물다가 떠나는 날 한번 더 이야기할 시간이 있었다.
그리고 그분께 큰 감사를 전했다.
아카데미에 오면 내가 하는 만큼 얻어갈 수 있다고 누군가 조언해준 적이 있다. 그리고 그것이 맞다는 것을 매우 크게 느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