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챌 도전기] 02. 아이디에이션과 Swift Student Cafe

Swift Student Challenge를 도전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메세지‘이다. 즉, 디자인이나 개발 실력보다 앱이 전달하는 주제가 무엇인지가 가장 중요하다. 나 또한 이번 SSC 를 준비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이 무엇을 만들지보다, 무엇을 전달할지였다.

나는 그동안 창업/스타트업 관련한 경험이나 프로젝트를 위주로 하였기 때문에 그동안의 프로젝트는 대부분 ‘상업성’이라는 중요한 요소를 가지고 아이디에이션을 하였다. 하지만, 스위프트 스튜던트 챌린지에서는 상업성을 완전히 배제하고 주제를 정해야 했다. 이것은 나에게 있어서 굉장히 어려운 미션이었다.

(이번 글은 다른 글들에 비해 급하게 완성하고자 하고, 축약해서 쓰고자 하다 보니 내용이 다소 빈약할 수 있다)

SSC에서 좋아하는 주제 찾기

나는 가장 먼저 그동안 SSC 우승작들을 찾아보며 Swift Student Challenge에서 좋아하는 주제가 무엇인지 참고해보고자 했다.

공식 홈페이지

우선 애플 공식 홈페이지와 같은 공식 루트를 통해 SSC 위너, 특히 Distinguished Winner를 확인해보고자 했으나, 애플에서는 공식적으로 모든 Winner List를 공개하지 않고 있었다. 그나마 확인할 수 있던 것은 Apple에서 매년 공개하는 3-4명 정도의 위너의 스토리를 담은 기사였다.

애플 디벨로퍼(Apple Developer) 홈페이지의 Swift Student Challenge 우수 수상자 인터뷰 기사 스크린샷.

검은색 배경의 다크 모드 웹페이지 레이아웃이다. 상단에는 Swift Student Challenge 로고와 내비게이션 메뉴(개요, 준비하기, 우수 수상자 등)가 있다.
본문은 'AJ Nettles(미국)' 섹션으로, 좌측에는 흰색 텍스트로 된 인터뷰 내용이, 우측에는 둥근 모서리의 직사각형 프레임 안에 현장 사진이 배치되어 있다.
사진 속에는 앨라배마 출신의 수상자 AJ Nettles가 안경을 쓰고 붉은색과 회색 줄무늬가 섞인 피케 셔츠를 입은 채 환하게 웃으며 맞은편 사람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그는 검은색 백팩을 메고 있으며, 배경은 화창한 날씨의 애플 파크(Apple Park)로 곡선형 유리 건물과 산책로의 사람들이 흐릿하게 보인다.

[기사 텍스트 내용]
운이 좋은 학생들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참석할 때마다 미래에 대한 영감을 받습니다."라고 말합니다.

AJ Nettles(미국)

우수 수상자인 AJ Nettles는 WWDC24 기간에 쿠퍼티노에서 3일을 보내며 다양한 활동과 커뮤니티를 경험할 수 있었다고 말합니다. Nettles는 "테마파크에 다녀왔을 때 기분처럼 에너지가 넘쳤습니다."라고 말합니다.

앨라배마 출신인 Nettles는 보안을 중시한 앱인 CryptOh를 만들었습니다. CryptOh는 사람들이 사용하는 소프트웨어나 기기에 상관없이 강력한 암호를 생각해 보도록 독려하는 앱입니다. Nettles는 "사람들이 CryptOh를 단 한 번만 사용하더라도 암호 관리자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다면 저는 그걸로 성공이라고 생각해요."라고 말합니다.

Nettles는 쿠퍼티노에 머문 3일 동안 Apple Park에서 키노트를 라이브로 시청하고, Apple 경영진에게 자신의 작품을 선보이고, 개발자 커뮤니티에 더 깊게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Nettles는 "저한테는 이미 뜨거운 열정이 있었는데, Apple Park를 방문하면서 그 열정에 더 강렬한 불꽃이 일었습니다. 누구나 조금씩은 가면 증후군처럼 자신의 성취에 대한 불안감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이때는 처음으로 '내가 해냈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이제 계속해서 밀어붙일 준비가 됐어요."라고 말합니다.

Keitaro Kawahara(일본)
Apple Developer에서 공유하는 기사

나는 먼저 기사들을 자세하게 읽으며 SSC에서 왜 이 학생분들을 Winner로 선정하였는지와 어떠한 내용에 집중하였는지를 이해하였다. 가장 큰 틀로 보자면 이 분들의 “개인적인 경험”이 “사회적인 기여”로 이어지는 것이 중요하다 느껴졌다.

하지만, 이 기사로 그동안의 모든 Winner들을 분석해서 특정한 공통분모를 찾기에는 약간의 어려움이 있었다. 따라서 나는 공식적인 루트 외의 방법들을 찾아보고자 했다.

유튜브 조사

가장 먼저 조사한 방법은 유튜브였다. Swift Student Challenge 제출을 위해서는 영상 촬영이 필요하기 때문에, 많은 출품자분들께서 유튜브에도 영상을 업로드하신다. 나는 이미 Winner로 선정된 분들께서 어떠한 방식으로 영상을 구성했고, 앱을 만들고 스토리를 만들어냈는지를 확인해보고자 했다.

유튜브(YouTube) 프리미엄 다크 모드 화면의 검색 결과 스크린샷.
상단 검색창에 'swift student challenge distinguished winner'가 입력되어 있으며, 이에 대한 검색 결과로 재생목록과 동영상이 나열되어 있다.

첫 번째 항목은 나무 그림과 앱 소개가 담긴 썸네일의 재생목록이다.
두 번째 항목은 'Singly Linked Lists'라는 제목의 알고리즘 교육 자료 슬라이드를 보여주는 썸네일의 동영상이다.
세 번째 항목은 'WWDC 24' 문구와 함께 애플 로고, 앱 아이콘 그리드, Swift 프로그래밍 언어 로고가 합성된 썸네일의 재생목록이다.

[텍스트 내용]

검색창
swift student challenge distinguished winner

검색 결과 리스트

1. WWDC25 - Swift Student Challenge 2025

게시자: Caio Agra Lemos • 재생목록

썸네일 텍스트: Introducing Retrato 'your family's new photo album!' SSC25

상세 내용: Retrato | Swift Student Challenge 2025 [ACCEPTED] • 2:51, This app ENDS sideways videos | WWDC25 WINNER GyroCam • 5:26 (동영상 66개)

2. WWDC24 Swift Student Challenge Distinguished Winner

조회수/날짜: 조회수 963회 • 1년 전

게시자: Giovanna Moeller

썸네일 텍스트: Singly Linked Lists (Imagine a chain of pots hanging from a rack...)

설명: Muito feliz em anunciar que sou vencedora do Swift Student Challenge 2024, na modalidade "distinguished winner", e vou ...

3. WWDC24 Swift Student Challenge

게시자: Jose Adolfo • 재생목록

썸네일 텍스트: WWDC 24

상세 내용: WWDC24 Swift Student Challenge Submission - MagiCode (Accepted - Distinguished) • 5:10, [SSC24] Lifter Swift Student Challenge Submission • 5:47 (동영상 73개)
유튜브에 업로드된 SSC 관련 영상들

감사하게도 몇몇 분들께서 이미 그동안의 SSC 출품작들을 재생목록으로 정리해두셔서 참고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하지만, 유튜브 영상도 마찬가지로 모든 리스트가 있지도 않고 모든 winner들이 굉장히 다른 개성을 가지고 있어서 아직은 전반적인 경향성이 파악되지 않았다.

Github

나는 마지막으로 인터넷으로 추가 리서칭을 하던 중 WWDC Students라는 Github 프로젝트를 발견하였다.

https://github.com/wwdc

이 프로젝트에서는 각 연도별 Swift Student Challenge의 출품작들을 모두 정리해두고 Reject, Winner, Distinguished Winner를 표기해두었다. 너무나도 감사한 정보가 아닐 수 없다.

위의 정리된 내용들로 보았을 때 내가 확인한 SSC Winner들의 경향성은 아래와 같이 정리할 수 있었다.

  • 개인의 경험을 사회적 영향력으로 확장: 단순한 아이디어가 아닌, 본인이나 가족의 구체적인 서사(질병, 장애, 소외 등)에서 출발해 타인의 삶을 개선하는 ‘소셜 임팩트’를 지향
  • 기술 활용의 맥락적 타당성(Context): 최신 기술(AI, AR 등)을 단순히 과시하는 것이 아니라, 해당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꼭 필요한 기술을 차용 (기술의 최신성보다 적합성이 중요)
  • 헬스케어 및 접근성(Accessibility) 테마의 강세: 신체적·정신적 건강 관리나 장애 보조 등 인간의 삶을 낫게 만드는 주제가 매년 핵심으로 선정
  • 기술 트렌드의 단계적 진화 반영: 시대 흐름에 맞춰 기술 적용 범위가 확대됨 (초기 Basic/UI → 중기 ML/AR → 최근 생성형 AI/LLM)
  • 완성도 높은 UX/UI: 기능의 우수함을 넘어, 심미적인 그래픽과 직관적인 인터랙션으로 Apple의 디자인 가이드라인(HIG)을 충실히 구현

나의 경험을 되돌아보자

나는 나만이 보여줄 수 있는 스토리가 무엇이 있을까를 고민하였다. 가장 먼저 나는 Notion에 내가 가지고 있는 특이한 경험과 스토리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단순히 특이하다기 보다는, ‘남들은 보여줄 수 없는 나만의 스토리‘가 무엇인지에 포커스를 두었다. 그리고 그 중 ‘사회적인 영향 혹은 개선’이 필요한 스토리를 위주로 정리했다.

애플 Swift Student Challenge(SSC) 참가를 위한 아이디어 빌딩 과정이 담긴 노션(Notion) 페이지 캡처 화면

맥OS(macOS) 다크 모드 스타일의 브라우저 창 내에 노션 페이지가 열려 있다. 페이지 상단에는 '나의 특이한 경험과 스토리'라는 제목이 큰 글자로 적혀 있으며, 그 아래로 노션의 데이터베이스 속성(영역, 고정하기, 관계형 등)이 배치되어 있다. 본문 영역에는 글쓴이의 과거 경험들을 회상하며 정리한 리스트가 나열되어 있으나, 구체적인 개인 정보 보호를 위해 본문 텍스트의 상당 부분은 블러(Blur) 처리가 되어 있어 몽환적이고 집중력 있는 분위기를 자아낸다. 전반적으로 깔끔한 화이트 톤의 레이아웃에 한국어 텍스트가 정갈하게 배치된 정적인 이미지다.

나의 특이한 경험과 스토리

영역 · 자원: 비어 있음

고정하기: (체크박스 미체크)

관계형: 프로젝트 1개, 연결된 노트 추가

(본문 리스트 - 일부 노출 텍스트)

OO초등학교 - [블러 처리된 내용]

OO초등학교 - [블러 처리된 내용]

OO초등학교 - [블러 처리된 내용]

OO초등학교 - [블러 처리된 내용]

나는 군 신체검사 등급에서 4급 판정을 받았다. 그리고 사회복무요원으로 대구시에 위치한 초등학교의 특수학급에서 근무하였다. 사회복무요원으로 일하며 정말 다양한 경험을 하였고, 많은 깨달음이 있었다. 특히 나는 특수학급에서 특정 학생을 특정 기간동안 1:1로 따라붙어 직접 활동을 돕고 문제가 생길시 도와주는 역할을 하였는데, 장애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우고 고민해볼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이었다.

사실 사회복무요원 경험과 관련해서도 글로 남기고 싶은 것들이 많지만, 근무지 특성상 다른 학생들에 대한 개인적인 이야기나 민감할 수 있는 내용들이 많기에 아직은 조심스럽다.

자폐 스펙트럼의 과감각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나는 사회복무요원 근무를 하며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한 학생을 1년여간 1:1로 담당해 근무한 일이 있다. 정말 귀엽고 정도 많은 친구였다. 하지만 한 가지 문제가 있다면 ‘청각’에 극도로 예민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학생의 경우 이 예민함이 ‘폭력’으로 표출된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분들중 70-90%의 사람들이 감각 처리 문제를 겪는다. 특히 자폐 스펙트럼의 60% 이상이 최소 한 영역 이상에서 ‘과감각’이라는 문제를 가지고 있다.

통계적으로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사람들의 최소 50% 이상은 ‘청각 과감각’을 겪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러한 이유로 ‘자폐 스펙트럼’ 하면 가장 많이 떠오르는 이미지가 ‘헤드폰을 끼고 있는 사람‘이다.

과감각 완화를 위해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을 착용하고 있는 자폐 스펙트럼 아동의 모습

실내에서 갈색 앞머리가 있는 어린 아이가 검은색 대형 헤드폰을 귀에 완전히 밀착해 쓰고 있는 상반신 사진이다. 아이는 형광 연두색 안감이 돋보이는 남색 후드 집업을 입고 있으며, 시선을 위쪽 사선 방향으로 던진 채 무언가에 집중하거나 외부 자극으로부터 안정을 취하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다. 배경은 부드럽게 아웃포커싱 처리되어 있으며, 하얀색 선반과 따뜻한 톤의 조명이 어우러져 차분하고 정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자폐 아동이 겪을 수 있는 청각적 예민함(과감각)을 조절하기 위해 헤드폰을 도구로 사용하는 일상적인 순간을 담고 있다.
‘과감각’으로 인해 헤드폰을 착용한 아이
드라마 '굿 닥터'의 주인공 숀 머피가 버스 안에서 헤드폰을 쓰고 스마트폰을 보는 장면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의사 캐릭터인 숀 머피(주디 하이모어 역)가 대중교통인 버스 내부에서 커다란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을 착용하고 있는 모습이다. 그는 어두운 색상의 코트와 셔츠를 입고 있으며, 양손으로 스마트폰을 든 채 정면을 응시하고 있다. 버스 내부의 복잡한 소음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헤드폰을 활용하는 일상적인 자조(Self-help)의 모습을 담고 있다. 화면 좌측에는 버스 안전 손잡이에 적힌 'WATCH YOUR STEP' 문구의 일부가 보이며, 우측 하단에는 방송사 로고 '7'이 위치해 있다.
‘과감각’으로 인해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을 착용하는 드라마 굿닥터의 자폐 스펙트럼 의사 ‘숀 머피’

영화 ‘굿닥터‘에서도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의사인 ‘숀 머피(Shaun Murphy)’는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을 착용하고 다니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자폐 스펙트럼에서 ‘감각 처리 문제’는 무엇이고 ‘과감각’은 무엇인가?

자폐 스펙트럼에서 감각 처리 문제는 시각이나 청각이 뇌로 들어올 때에 필터링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라고 이해하면 쉽다.

특히 그중 ‘과감각’은 모든 소리가 필터링 되지 않고 과하게 들어온다고 보면 된다.

우리는 살면서 정말 수많은 소리 사이에 살고 있다. 당장 주변의 소리를 집중해서 들어보자. 차들이 지나다니는 소리, 지하철이 움직이는 소리, 사람들이 걸어다니는 소리, 소곤소곤 대화하는 소리, 어디선가 들리는 음악소리, 키보드 소리… 하지만 우리는 이를 의식하고 살지 않는다. 우리의 신경과 뇌에는 필터가 있다. 우리는 모든 소리를 들으면서도 동시에, 원하는 때에 원하는 소리에만 집중하면서 살게 된다. 하지만 자폐 스펙트럼의 과감각은 이 모든 소리가 필터링 없이 민감하게 뇌에 들어가는 경우이다.

아래는 실제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아이의 입장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을 보여주는 영상이다. 이 영상의 경우 소리 뿐 아니라 시각에도 과감각을 가진 케이스이다.

나는 이 경험을 주제로 잡아 아이디에이션을 시작했다.

Swift Student Cafe

한참 아이디어에 대해 고민하던 중, 지인의 추천으로 Swift Student Cafe라는 이벤트를 알게 되었다.

이 행사는 Community for Swift Students에서 개최하는 행사로 Swift Student Challenge를 준비하는 도전자들을 위해 다양한 팁이나 피드백을 제공하는 행사이다. 이번 행사는 26년 2월 7일, 서울 아셈타워에 위치한 애플코리아 본사에서 진행되었다.

이번 행사에는 애플코리아의 Tech Evangelist 김창우님과, 애플 디벨로퍼 아카데미 @POSTECH의 멘토진들, 그리고 지난 WWDC Swift Student Challenge의 Winner 분들이 멘토 및 운영진으로서 참여해 인사이트를 공유하고 각 참가자들의 아이디어, 디자인, 개발에 대해 피드백을 진행해주셨다.

나에게는 굉장히 뜻깊은 시간이었다. 지금까지 참여했던 여러 피드백 세션들 중 손에 꼽을 정도로 유익한 피드백이 이루어졌다.

문제의 해결만이 정답은 아니다.

이번 Swift Student Challenge를 준비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지점은 주제는 정해졌지만 그 주제를 어떻게 풀어낼지였다. 내가 리스트업했던 주제들은 대부분 사회적 영향력이나 나의 개인적 경험이라는 것은 충족하였다. 하지만 그 문제를 앱을 통해 어떻게 해결해줄 수 있을까에 대해 고민하면 답이 나오지 않았다.

예를 들어, 위의 자폐 스펙트럼의 ‘과감각 문제’를 보아도 정말 문제인 것은 알겠다. 특히 이 학생이 이것을 폭력으로 민감함을 표출한다는 것은 굉장한 문제이다. 하지만 이 문제를 그래서 앱으로 어떻게 해결할 것이냐 묻는다면 답이 없다.

나는 창업을 하고, 애플 디벨로퍼 아카데미에서 CBL을 배우고자 하던 사람으로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에 대해 굉장히 많이 집중을 했었다. 그리고 문제를 정확히 파악해서 가장 근원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정답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렇게 ‘문제 해결’에 집중을 하다보니 내가 생각했던 주제를 어떻게 풀어낼지에 대해 감이 오지 않았다.

‘앱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라는 생각이 들자 나는 주제를 바꾸는 것 또한 고민하였고, 다른 앱이나 주제를 생각해보아도 결국 지나치게 평범함 문제와 극도로 평범한 솔루션만이 생각났다. 물론 평범함에도 문제를 잘 해결할 수만 있다면 좋은 솔루션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Swift Student Challenge에서 Winner로 선정되지는 못하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나는 Swift Student Cafe 행사에 참석해 Apple Developer Academy @POSTECH의 멘토분께 내 현재 상황을 공유하며 피드백을 요청드렸다. 그리고 정말 생각하지 못한, 핵심을 담은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CBL이나 SSC가 꼭 문제의 해결에 대한 것은 아니에요.
결국 그것이 던지고자 하는 메세지가 무엇인지가 중요해요.

그동안 나는 CBL, 특히 SSC의 출품 아이디어는 ‘문제 해결’로만 생각하였다. 그리고 그렇게 생각하면 이해가 안되는 앱들이 몇가지가 있었다. 게임, 카메라 인식을 활용해 재미있는 기능을 만든 앱, 아이패드의 애플펜슬을 다양하고 재미있게 활용하는 앱 등등. 어떤 앱은 나에게 있어 ‘그래서 이게 왜 좋은 주제라는거지?’ 혹은 ‘기술이 좋으면 그냥 우승할 수 있는건가?’라는 의문을 들게 하였다. 하지만 저 말씀을 해주신 순간 모든 것이 와닿았다.

내가 이해하기에는 결국 Swift Student Challenge가 ‘문제 해결을 하는 앱’을 만드는게 아니라, 각각 참가자들의 ‘영화’를 출품하는 것과 같다고 느껴졌다. 그리고 이 분들은 각각의 영화를 평론 및 심사하고 올 해의 영화를 뽑는 것과 같다.

‘영화’를 보면 어떤 영화는 정말 던지는 메세지 자체가 깊고 중요할 때가 있다. 또 어떤 영화는 촬영기법이나 CG 등이 엄청날 때도 있다. 어떤 영화는 단순 오락성 영화이기도 하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래서 ‘무엇을’ 전달하고 싶고 ‘어떻게’ 전달할 것이며, ‘어떻게’ 그것을 실제 영화로 구현하는지가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Swift Student Challenge도 같은 맥락으로 느껴졌다. 각각의 참가자들은 어떤 메세지를 앱을 통해 전달하고 싶은지, 그 앱은 어떻게 구현했는지, 앱의 디자인이나 UX는 어떠한지가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그 관점에서 본다면 기존에 잘 와닿지 않던 수상작들도 이해가 가기 시작했다.

2026년 2월 7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아셈타워 내 애플코리아 본사에서 진행된 'Swift Student Cafe' 행사의 참가자 단체 기념사진.

약 20여 명의 젊은 학생들이 실내 스튜디오 혹은 강연장으로 보이는 공간에서 함께 모여 포즈를 취하고 있다. 참가자들은 앞줄에 무릎을 굽히거나 앉고, 뒷줄에 서서 층을 이룬 채 카메라를 응시하며 즐거운 표정으로 '브이(V)' 포즈나 주먹을 쥐는 화이팅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캐주얼한 복장이며, 배경에는 'Swift Students Cafe' 문구와 서울의 전경(롯데월드타워 포함)이 띄워진 대형 스크린 두 개가 배치되어 있어 행사 분위기를 자아낸다. 실내는 밝고 현대적인 화이트 톤의 천장 조명과 회색 카펫 바닥으로 구성되어 있다.

텍스트 설명:
(배경 스크린 좌우 공통)
Swift Students Cafe
Swift Student Cafe 단체사진 | 출처: @wwdc_scholars_kr

다시 주제로 돌아와서

이 관점에서 나는 다시 내가 가진 스토리와 주제를 돌아보았다.

기존의 내 스토리들, 특히 ‘과감각’과 관련한 주제에서 ‘과감각’이라는 장애를 앱으로 해결할 수는 없는 것이 분명하다. 그리고 다시 한번 내가 이 ‘과감각’이 왜 문제라고 느꼈는지 돌아보았다. 결과적으로 내가 문제의식을 느꼈던 지점에 대한 스토리가 따로 있었다.

과감각 A군 이야기

학생(A군)이 처음 1학년으로 들어온 입학식 날, 갑자기 교실에서 모두 박수를 쳤다. 그러자 이 A군은 순간적으로 소리를 지르며 책상을 발로 차고 난동을 부리기 시작하였다. 나는 이것을 옹호할 생각이 없고, 너무나도 잘못된 행동이다. 하지만 그것과 별개로 A군이 이해가 되었다. 이 친구의 입장에서는 박수소리는 매우 크고, 머리를 찌르는 듯한 천둥소리처럼 느껴졌을 것이다.

무엇보다 자폐 스펙트럼으로 ‘과감각’ 증상을 가진 사람들이 이런 식으로 소리를 지르거나 난동을 부리거나 폭력적으로 변하는 것은 ‘멜트다운’이라는 현상으로, 선택적으로 하는 행동이 아닌 신경과학적 방어반응이다. 참 안타까운 사실이 아닐 수 없다.

입학식 날 모두가 보는 앞에서, 특히 학부모들이 처음 자신의 자녀를 학교에 잘 적응시키기 위해 다 같이 교실에 모인 자리에서 난동을 부린 A군에 대해 다른 학부모들은 항의를 하기 시작했다.

다른 애들이랑 지체 장애인을 같이 수업듣게 하는게 말이 돼요?

폭력성 있는 애가 우리 애 다치게 하면요? 그거는 누가 책임져요?

이 학생 내보내세요. 다른 교실로 이동시키거나 전학시키던지, 아예 장애반에서 따로 교육시키던지, 내 아이랑 분리하세요

아이들의 첫 설레임이 되어야 할 입학식은 30분간의 난장 토론장으로 바뀌었다.

담임선생님과, 나는 다른 학부모들을 설득하기 위해 어르고 달래고 이야기를 하고, 다른 학부모들은 화를 내기에 바빴다. 더욱 최악이었던 점은, 이 자리에는 그 반의 모든 1학년 학생들도, 자폐를 가진 A군도, 그리고 A군의 학부모도 같이 있었다는 사실이다.

나는 항의하는 학부모분들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 또한 아니다. 내 자식이 돌연 폭력적으로 변해 난동을 부리는 아이랑 옆자리에서 수업을 들어야 한다고 생각하면 불편하고 걱정되는 마음은 당연한 것이라 생각한다. 단지 나는 학부모들이 화내고 걱정하시더라도 이 학생이 어떤 학생인지 특성을 이해하고 논의했으면 좋겠다 생각했다. 나는 미리 자폐 스펙트럼에 대해 공부하고 찾아본 입장으로서, 이 학생이 가진 문제의 핵심은 폭력성이 아니라 감각이 예민한 것이고 그 결과가 폭력으로 나타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한 입장에서, 음악시간이나 박수가 예상되는 활동, 시끄러울 수 있는 활동에서는 미리 교실 밖에 있는다거나, 특수학급으로 이동해 수업을 듣거나, 교실에 있더라도 시끄러울 때에는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을 착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1:1로 전담하기 때문에 매 시간 매 순간 1:1로 케어하고 다른 학생에게 문제를 주지 않도록 최대한 케어할 것이다.

실제로 10월달 중, 내가 사회복무요원 근무가 종료될 때 즈음이 되어 교실의 1학년 학생들과 작별인사를 하던 때가 있다. 그 때 친구들이 나에게 해준말이 아직도 기억에 선명하다.

처음에는 솔직히 00이가 무서웠어요. 근데 이제 알아요. 00이는 나쁜 친구인게 아니라 큰 소리가 나면 힘들어하는 친구에요. 그리고 선생님이 옆에서 같이 도와줘서 이제 00이랑 같이 놀고 재미있어요.

어린 학생에게 큰 감동과 감사를 느낀 순간이었다. 이 학생이 전학온 3월부터 10월까지 약 7개월정도의 기간동안 나는 그 학급 학생들에게 항상 친절하게 대하고, 놀아주기도 하고, 무엇보다 A군에 대해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자 했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위에 언급한 것과 같이, ‘과감각’이라는 특성을 공감할 수 있도록 돕는 것 이었다. 교실의 다양한 소리들이 들려도 우리는 원하는 소리만 들을 수 있지만, 00이는 모든 소리를 굉장히 크게 들려. 우리가 박수 치고 노래를 부를 때면 00이는 그게 누군가가 귀 바로 옆에서 크게 소리지르는 소리로 들리고 매우 힘들어할거야. 선생님은 00이가 그럴 때마다 힘들어하지 않도록, 그리고 다른 친구들에게 문제를 일으키지 않도록 옆에 있을거야.

물론 아직까지도 A군의 행동에 대해 지속적으로 걱정을 표현하던 학부모들이 있었다. 하지만 적어도 학생들만큼은 나와 다른 선생님들, 그리고 A군의 노력 덕분에, A군에 대해 이해하고 친구가 될 수 있었다.

학생이 문제가 아닌, 우리의 인식이 문제는 아니었을까?

나는 멘토분의 피드백 후에 이 이야기가 문득 생각이 났다. 정말 문제인 것은 이 학생이 ‘과감각’이라는 증상을 가진 자폐 스펙트럼 장애라는 변하기 어려운 사실일까? 아니면 그 학생이 가진 문제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고 겉으로 보이는 행동만으로 격리시키고자 했던 마음일까?

이 주제의 프레임이 다시 보이기 시작했다. 그 학부모들이 걱정을 한 것, 같은 반 학우들이 처음 이 학생에 대해 두려움을 가졌던 것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 학생이 ‘과감각’이라는 것에 대한 정보가 없이, 아예 ‘문제 있는 아이’라는 프레임만으로 이야기를 하는 것은 문제라고 느꼈다.

그리고 다시 이 문제에 큰 메세지를 던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미국에 가면 백화점이나 쇼핑몰과 같은 공공장소에 가면 부모님의 손을 잡고 헤드폰을 끼고 걸어가는 아이들이 자주 보인다. 하지만 한국의 백화점이나 쇼핑몰에서는 이들을 찾아보기는 매우 어렵다. 내가 미국에서 느꼈던 것은 사람들이 ‘장애’에 대해 관대하고 이해심이나 포용력이 넓다는 것이다. 반대로 한국에서는 이러한 장애에 대한 인식이 상대적으로는 좋지 못하다는 것을 느꼈다.

마찬가지로 자폐 스펙트럼이나 과감각에 대해 미국에서는 공공장소더라도 ‘저 사람은 자폐 스펙트럼이 있구나’, ‘저 사람은 소리에 민감하구나’하고 이해할 수 있는 환경이다. 반면 한국에서는 A군의 사례처럼 많은 사람들이 이해하지도, 알고있지도 못한다 느꼈다.

그리고 나는 주제를 다시 정했다.

자폐 스펙트럼과 ‘과감각’에 대해 사람들이 더 알고 이해할 수 있도록 하자.

나는 위의 문제의식의 관점으로 멘토분과 다시 대화를 나누었고 멘토분께서 한가지 앱을 추천해주셨다.

Lost in Letters: Dyslexia라는 앱으로 2025년 4기 Apple Developer Academy @POSTECH 러너이신 ‘여성일‘님이 개발하신 앱이다. 이 앱은 Dyslexia, 난독증에 대한 이해를 돕고 난독증의 시각에서 글을 읽는 것을 체험해볼 수 있는 앱으로 2025 Swift Student Challenge의 Distinguished Winner로 선정된 작품이다.

애플 디벨로퍼 아카데미의 월간 아카데미 뉴스레터에서도 관련 글을 확인해볼 수 있다.

애플 앱스토어 내 'Lost in Letters: Dyslexia' 앱의 상세 정보 화면 스크린샷. 상단에는 앱 아이콘과 함께 앱 이름, 교육 카테고리, 개발자 정보(Seongil Yeo)가 표시되어 있으며, '2025 WWDC Swift Student Challenge Distinguished Winner'라는 수상 내역이 명시된 홍보 이미지와 앱 스크린샷 미리보기가 하단에 배치되어 있다. 전체적으로 화이트 톤의 깔끔한 맥OS 앱스토어 인터페이스를 보여준다.

Lost in Letters: Dyslexia
교육
iPad용으로 디자인됨 · macOS용으로는 확인되지 않음
[열기] 버튼

앱 상세 정보

연령: 전체 세

카테고리: 교육

개발자: Seongil Yeo

언어: EN (영어)

홍보 이미지 및 텍스트

🏆 2025 WWDC Swift Student Challenge Distinguished Winner

Experience Dyslexia, Lost in Letters: "Teh qciuk borwn fix jmups oevr teh lzay odg. Can you this read?"라는 난독증 체험 문구가 포함된 아이패드 프레임 이미지.

What is Dyslexia?: 난독증에 대한 기초적인 이해와 특성, 읽기 및 학습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는 설명이 포함된 이미지.
https://apps.apple.com/kr/app/lost-in-letters-dyslexia/id6756565720

이 앱 또한 매우 뛰어난 디자인이 적용되거나, AI나 AR 등 복합적인 기술이 들어간 것은 아니지만, 그 문제의식과 전달하는 스토리에서 뛰어나다 생각된다.

나는 이제 앱의 메인 테마와 방향성인 Big Idea를 잡았다.

나는 Big Idea와 전체적인 스토리와 기획 방향을 빠르게 정리하여 Swift Student Cafe에서 Apple Worldwide Developer Relations | Tech & UX design evangelist이신 김창우님께 피드백을 요청드렸다. 창우님께서도 이 기획 의도와 방향성에 대해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셨고, 나는 이 기획을 더 다듬에 실제 앱으로 만들어 출품하고자 결정하였다.

다음 포스트부터는 본격적으로 앱을 기획하고 만들어나가는 과정을 공유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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